도쿄에 일하면서 좋았던 점

2021. 7. 5. 22:04Japan Life

2014년 10월. 학부생활을 마치고 첫 직장을 일본회사로 정했고 그렇게 홀로 도쿄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금 생각하면 26살이라는 어린나이이기 때문에 아무런 미래 계획도 없이 무작정 그렇게 해외에서 일해보겠다고 떠났던 것 같다. 그렇게 아무생각 없이 떠나서 그런지 약 5년 조금 넘게 도쿄에서 일을 하고 나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5년이라는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일본생활이었지만 도쿄에서 일하면서 좋았던 점에 대해서 몇가지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1. 한국이랑 가깝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까운 나라인만큼 정말 한국이랑 가깝다. 인천공항에서 도쿄 나리타 공항까지 2시간 2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해외여행을 가보지 않았거나 장거리 여행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게 얼마나 짧은 거리인지 모를 수 있는데, 한번 일본에서 샌프란시스코로 출장가는데 비행기를 9시간 (돌아올때는 13시간) 을 타봤더니 정말 서울과 도쿄는 옆동네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거리가 가깝기 때문에 친한 친구들 결혼식이 주말에 있다면, 금요일 저녁에 퇴근해서 주말에 결혼식에 참석하고 일요일에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미친듯이 피곤하기 때문에 다가오는 월요일의 지옥이 기다리고 있음은 각오해야 한다. 또한 혹여나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거나 그럴때도 비교적 빠르게 한국에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내 부모님도 그렇게 내가 멀리 떨어져 있다는 느낌은 안든다고 하셨었다. 확실히 거리가 가까운만큼 언제든 오고갈 수 있다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다른 먼 나라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안심하고 일할 수 있다.

 

2. 업무용 핸드폰과 개인용 핸드폰은 분리

이건 회사마다 다를 수 있는데 내가 경험했던 2개의 회사 모두 업무용 핸드폰을 따로 줬다. 당시로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던 아이폰5, 7 모델을 받았으니 꽤나 좋은 걸 줬었다. 통신비는 모두 회사에서 알아서 내주기 때문에 내가 따로 통신비를 내거나 청구하지는 않았다. 일본은 핸드폰 요금제가 좀 비싸기도 하고 무제한 요금제가 없었기 때문에 좀 긴 통화를 해야할 일이 있으면 한번씩 업무용 핸드폰으로 통화를 하거나 개인폰 데이터가 소진되면 테더링도 해서 쓰고 그랬던 것 같다. 업무용 핸드폰으로 라인을 깔아서 쓰는 사람도 있었고 심지어 게임도 깔아서 쓰는 사람도 있었지만 나는 그러지는 않았다. 다만 항상 핸드폰을 2개를 소지하고 다녀야 해서 관리하기가 좀 불편하기는 했다. 더군다나 혹시나 업무용 핸드폰을 분실하게 되면 중징계를 받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이 되기도 했었다. 한번은 한국친구가 일본에 놀러왔는데 내가 핸드폰 2개를 번갈아가면서 쓰는걸 보고는 왜 핸드폰을 2개씩 들고다니냐며 무슨 어둠의 세계에서 일하는 줄 알았다고 오해하기도 했다. 

 

3. 혼자 놀 곳이 많다.

도쿄는 참 혼자 놀거나 돌아다니기 좋은 것 같다. 특히나 일본 초기생활 1~2년간은 도쿄가 외국이라는 느낌이 많았기 때문에 퇴근하고 이곳저곳 유명한 거리나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노는게 정말 재밌었다. 그냥 매일매일 해외여행 하는 느낌이었다. 신주쿠, 시부야, 롯본기, 긴자, 아사쿠사 등 유명한 곳은 물론이고 주말에는 치바현 근교나 카나가와현의 온천마을 (아타미, 하코네) 같은 곳도 지하철을 타고 일본 특유의 한적함을 느끼고 오는게 좋았다. 일본은 워낙 가게에서 혼밥 먹는게 자연스러운 문화이기 때문에 퇴근길에 가볍게 아무 가게에나 들어가서 밥을 먹고 이곳저곳 둘러보는게 일본에서 직장생활하는 묘미중 하나겠다.